<페스트, 이방인, 표리>

 

1. 페스트

 

  우연한 기회에 몇 달 전 『페스트』를 읽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COVID-19와도 연관이 많이 되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미 누군가 책을 빌려갔고, 반납일이 지나도록 연체 중이었다. 어렵게 구한 책은 모 출판사에서 논술 수업용으로 내놓은 요약집이었다. 그 요약집은 굉장히 얇았지만 나름 생각할 내용이 있었으며 카뮈 연보도 나와 있었다.

내용은 페스트가 퍼지는 과정, 페스트의 확산을 막으려고 노력한 사람들 이야기였다.

참석자 중 한 명이  『페스트』에 『이방인』을 연상시키는 장면이 나와서 자신이 어떤 책을 읽는지 헷갈렸다며, 기회되면 『이방인』도 읽어보시라고 추천했다. 『페스트』보다 내용도 짧다고 했다.

 

2. 이방인

 


“그 때 한 밤 끝의 싸이렌이 울렸다. 그것은 이제 나에게 영원히 관계 없는 세계로의 출발을 알리고 있는 것이었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처음으로 나는 어머니를 생각했다. 만년에 왜 어머니가 <약혼자>를 가졌었는지 왜 생애를 다시 꾸며 보는 놀음을 하였는지 나는 알 수 있는 듯하였다. 그 곳, 생명들이 꺼져가는 그 양로원 근처에서도, 저녁은 서글픈 휴식 시간 같았었다. ”


결말로 갈수록 뫼르소와 신부(교부)의 갈등이 심화되었다. 종교 쪽으로 이끄려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싸움. 그 싸움이 절정에 이른 후, 신부가 나가고 나서, 혼자 남겨진 뫼르소가 싸이렌 소리를 듣고 생각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사이렌 소리는 정말 사형집행을 알리는 소리였는지 환청이었는지.


 

“오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른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가 온 것이다. ”


 다시 읽어봐도 놀라운 첫 문장이다.
처음 읽을 때도 무미건조해서 놀라웠다. 첫 번째 문장에 비하면 마지막 부분은 많이 나아진 건가. 아니면 아직도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뫼르소인가. ‘자기만의 세계에 빠졌’다 는 표현은 적절한가. 뫼르소가 자기 안에 갇혀 있는 건가. 아니면 타인의 시선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건가. 재판장에서 본 어느 젊은 기자처럼?

뫼르소는 좀 이상한 사람이다. 첫 문장부터 벌써 이상했다. ‘주인공이 감정이 없나.’ 생각이 들었다. 내용은 ‘주인공이 태양 때문에 아랍인을 쏘아죽였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러면 일이 왜 그렇게 되었는가.

평범한 회사원 뫼르소가 사람을 죽이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서술되어 있다. 회사에서 크게 눈에 띄는 사람이 아니지만 어딘가 이상했다. 장례식 전날부터 당일, 그 다음날의 태도도 이해되지 않았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사람이 이렇게까지 건조해질 수가 있는지, 그런데 성격이나 태도가 변할 만한 무슨 큰 일이 있었던 것 같지도 않다.

 같은 건물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레몽, 쌀라마노 영감 등)에게는 그나마 조금 다른 평가를 받는 것 같다. 하지만 레몽과 영감의 증언은 재판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레몽과 쌀라마노 영감이,  변호사와 검사가 하는 말의 절반만큼이라도 잘 했더라면, 청중이 귀를 기울였을까? 순환논증 같은 말만 하고 있으니.
판사가 뫼르소에게 묻는 내용들이 뫼르소에겐 불리하게 작용하는데도, 그렇게 대답 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싶다. 정말 태양 때문이었다. 뫼르소다운 대답이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깝게 느껴졌다.

 뫼르소는, 선고 이후 판사가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는지 묻는데도 “없습니다” 고만 말한다. 이것 역시 어쩌면 뫼르소다운 말일지도 모르겠다 생각도 들었다.
감옥에서도 하루 24시간 중 16시간을 넘게 자는 걸 보면.  역시 감옥 안에서도 무미건조한 삶인가. 그런데, 우리도 어쩌면 그렇게 하고 있지 않은가? 모든 걸 팽개치고 싶고 의욕도 없고 의미 없다고 느낄 때, 자고 일어나도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 않나? 잠만 계속 자고 싶고 그렇지 않나?

 어찌되었건 차라리 형을 몇 년 더 살고 출소하였으면 했는데. 작가는 그런 희망도 주지 않았다.

인생은 참 무엇인가? 뫼르소가 같은 건물에 사는 레몽을 알지 않았더라면, 알았더라도 더 친하지 않았더라면 일이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기소되었어도 적극적으로 자기 변호를 했다면 ?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뫼르소는 천국으로 갔을까, 지옥으로 갔을까,

우리를 심판할 수 있는 존재는 무엇인가?

뫼르소는 유죄인가? 무죄인가? 어떤 판결을 내릴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라면 어떤 판결을 내릴 것인가?

 

3. 표리

카뮈는 『표리』 제목 안에 짧은 에세이 6편을 실었고, 그 에세이들을 통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을 미세하게 표현해 냈다.  22세의 나이에 저 정도까지 생각한 것이 대단하다.

하지만 각 편에서 이것이 경험담인지, 실제 여행기인지 실제 가족에 기초한 얘기인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가 꾸며낸 것인지 알 수가 없었고, 그 문장 뒤에 숨어있는 의미를 알기 어려웠다.

다만 다음 문장을 보면서 『표리』가, 『이방인』 보다는 조금 내용이 긍정적인 쪽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만.


다른 사람들은 책 페이지 속에 꽃 한 송이를 넣어서 사랑이 그들을 스쳐갔던 시절의 산보를 그 속에 간직한다. 나도 산보를 한다. 그러나 나를 어루만져 주는 것은 하나의 신이다. 인생은 짧고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은 죄악이다. 나는 활동적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러나 활동적이라는 것도 자기 자신을 낭비하는 것이니만큼 역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중략)

 

큰 용기란 빛을 향하여서도 죽음을 향하여서도 눈을 뜨고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 가슴을 찢는 듯한 삶의 사랑으로부터 이 은밀한 절망으로 인도하는 연계를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사물들 속 깊숙이 웅크린 이로니에 귀를 기울이면 그것은 서서히 드러난다. 조그맣고 맑은 눈을 깜박이며 그 이로니는 '그래도 살아야 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많은 탐구에도 불구하고 나의 지식은 이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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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소설은 늘 어렵다.
 이번에도 그랬다.  

 이전처럼 집중해서 책을 읽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이 소설은 손에 잡으면, 다른 것을 다 놓고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래도 예전처럼 꼼꼼히 읽지는 않은 것 같다.


 본운에도 '심연'이란 말이 나온다. 

 맨 뒤의 작가의 말에도 '심연'이 나오고, 
 작가 말로는......... 
자신이 미처 드러내지 않은 부분을 독자가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라고 쓴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드러나지 않은 부분을 다 알고 읽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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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잘해요(이기호)

미디어다음 문학속세상 연재글.



#1. 연재당시에 다 못 봤는데 (책보다가 화면으로 보면 집중이 잘 안되는듯)
나중에 다시 들어가 보니 없어져서 (아마 출판되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정말 책으로 묶여서 나왔다)
도서관에서 다른 책을 찾다가 마침 있어서...빌려왔는데 웬걸. 너무 얇다. (인터넷에 연재된 걸로 보면 좀 더 나올 것 같은데. 편집을 하면 이렇게 되나? 아니면 내용이 좀 바뀌었나? ) 맨 뒤를 살짝 봤더니...어라 ? 이거 편집된거네 ? (작가의 말에 보니까...인터넷에 올렸을 때의 분량 중에 절반을 줄였다고 했다)
아마...1부, 2부. 이런 식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내가 기억하는 후반부는 책엔 전혀 나와 있지 않았다.




#2. 시설에서 나와 버린 ‘나(진만)’와 ‘시봉’이 있다. 소설은 진만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그 둘은 시설의 ‘기둥’ 이었다. 시설의 ‘기둥’이자 ‘반장’인 그들의 하루 일과는 기가 막히다.
반장의 임무는 원생들의 죄를 일일이 물어서 나중에 사회복지사들 앞에서 고백을 해야 하는 것이다. 
시설에서 일(포장)하고, 그곳에서 주는 약을 먹고, 고해성사(?)를 한다.
진만과 시봉은 시설의 여러 사람들에게 돌아가면서, 무슨 죄를 지었는지 묻고,
복지사들 앞에서 그 죄를 고해하고 무지하게 얻어 맞는다.
그리고 거짓말로 고해하고 얻어맞은 사실들에 대해선, 맞고 나서 그 사실들을 실행에 옮긴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에, 저지르지도 않고, 맞고, 나중에 행동으로 옮기는...
뭔가 거꾸로 되었다. 어쨌든 간에 그냥 맞기만 하고 반항을 하지 못한다.


시설에 있는 사람들중 유일하게 자신의 죄를 고백(?) 하지 않는 한 사람만 빼고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



#3. 여차저차해서 둘이 시설에서 나와서 시봉의 집으로 가지만, 시봉의 가족도 정상은 아니었다.
시연(시봉의 동생)과 같이 사는 남자는, 직업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뭔가 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는 듯)
맘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시연을 때린다. 그렇지만 시연은 그를 떠나지 못한다. 왜일까....)
그리고 그는 처남들(?)에게 집에만 있지 말고 나가서 일 좀하라고 하고.
그 남자의 말을 듣고서 그 둘은 사과 대행업을 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시봉과 진만 둘이서 대신 사과를 해 주는 것이다.
시설에서 잘못한 것도 없는데, 아니면 남들의 잘못을 다 뒤집어쓰고 맞았듯이.
사회라는 더 큰 곳으로 나와서도, 대신 사과를 해 주는 것이다. (구타만 빠졌을 뿐 그들이 하는 일은 같다)
그렇지만 이들이 ‘대신’ 사과를 해 주는 장면이, 어딘가 어색하고 불편했다. 정말 잘못해서 사과한다기보다는 억지로 하는 것. 그리고, 정말 사과를 해야 할 당사자는 어디로 숨어 버렸는지, 그리고 정말 사과를 해야 할 일은 물밑으로 가라앉아 버리고, 사소한 것들만이 물 위로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 차고 넘치는 죄들, 수 많은 죄인들, 그리고 은근히 죄를 권하는 사회. 본인이 정말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알지만 덮어 버리는 사람들. 진만과 시봉의 시선이 아니었더라면 어쩌면 모르고 지나쳤을 여러 부분들까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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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는 혼자다 (파울로 코엘료)


승자는혼자다.1 상세보기

승자는혼자다.2 상세보기

내 작품들 가운데서 빈번히 나타나는 주제 중 하나는 우리가 꿈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의 꿈들은 어디까지 조작될 수 있는 것일까? 수십 년 전부터 우리는 명성과 부와 권력을 모든 것에 우선시하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순응해야 할 진정한 가치라고 믿고 있다
                                                                                                   (저자의 말 중)

---------------------------
작가의 말을 보고 나서, 그럼 이 책은 꿈의 ‘조작’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어떠한 ‘꿈을 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일지,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소설 시작 전에 나오는 글들이 있다.
그 글들은  성모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  누가복음 12장 22~27절,
월트 휘트먼의 <풀잎>,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이다.
기도문은 왜, 복음은 왜 나오고, 시는 또 왜 나오는가,
아무리 읽어 봐도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구절들이었다.
왜 이 내용들이 소설 앞머리에 등장한 걸까.  

시작부터 어딘가, 걸리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 도대체 뭔가... 
승자가 있으면 패자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 여기서 승자는 누구고 패자는 누가 되는 걸까.

 


 *  결국 다 연결되는 내용들

**  작가의 비판의식

*** 내 꿈은 ? 내가 원하는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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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영혼 최재형

사실과 상상의 조합
모 프로그램이 마지막 회 때 최재형의 일대기를 다루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이름이 뇌리에 계속 남아 있었다.

-----------------------------------------------------------
방송과 달리 이건 소설이니까 작가 상상력도 들어갔고.
최재형과 그의 주변인물들.
실존인물들과 상상속의 인물들이
서로 어울리거나 혹은 엇갈리거나 하면서 전개된 소설.


어린 나이에 외국으로 건너가
남다른 능력을 보여주어 러시아에서 크게 성공했지만.
러시아가 일본의 압력에 밀려 더이상 최재형에게 지원을 해 주지 않았고,

어이없게 일본에 의해 첩자로 몰리고,
결국 일본군에게 총살당했지만,
그의 영혼은 죽지 않았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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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밀리어네어 감상문

슬럼독 밀리어네어: Q&A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비카스 스와루프 (문학동네, 2009년)
상세보기



 영화로 보려 했으나 못 봤고,
모 사이트에 신청시 사연을 등록하면 추첨해서 책을 보내 준다고 했는데,
그마저도 안 되어서.. 나중에 봐야지. 그냥 그러고 있었는데
동네 마을 문고에 이 책이...있었다.
이런 반가울 데가!!
하지만 빌려와서 바로 읽지도 못하고,결국 어제 , 읽었다

 ---------
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
퀴즈 문제가 전부 자신과 관련된 문제가 나오다니.
 '짜고 고스톱'을 친 것도 아니고.

더구나 퀴즈쇼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근처도 가 보지 못한 '웨이터'이다.

람 모하메드 토마스, 그의 이름에는 세 가지 종교가 섞여 있다.


성탄절에 발견된 람은 신부 밑에서 자라지만,
그 지역의 기독교 배척 분위기 때문에 발견된 지 6일 만에 이름을 다시 바꾸어야만 했고,
아버지처럼 여겼던 티모시 신부의 죽음을 목격하고, 신부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뿐 아니라 살아가면서
세상의 추악한(?) 것이란 것은 다 겪는. 그런 소년이다.


퀴즈쇼에 나왔을 때, 사회자가 우리나라의 수도가 어디냐는 그런 질문을 하고,
뒤이어 몇 개국을 들어가면서, 이탈리아의 수도는 어디일까요? 이런 식으로 계속 질문을 하고,
 질문을 받고 나서, 청중들로부터 웃음거리나 되는 소년이다.

우승했지만, 그 대가로 체포되었고, 죽을 뻔했다가 살아났다.
17-18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시간.
20세도 채 안 된 람이지만 온갖 일은 다 겪었고,
그 일들 속에서 인도의 현실(?)이 얼핏 보이기도 했다.


* 변호사인 작가가 정규 업무를 하면서 두달만에 썼다..라... 법률가 집안 출신이지만,
소외 계층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계속 주시하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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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당신? / 윤성희

거기 당신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윤성희 (문학동네, 2004년)
상세보기

 책 뒤표지에 씌인 말 그대로였다.

‘문장에 부사가 없지요. 형용사도 썩 제한되어 있습니다.
장면이 제시된 다음 설명이 뒤따르되, 논리적 맥락을 암시할 뿐 건너뛰기로 되어 있지요‘

-------------------------------------------------------------------------------------------------
  문장이 간결했다.
  사실 이 책은, 영화 '그 남자의 책 198쪽' 을 검색해 봤다가 알게 된 책인데, 좀 어려웠다.
장면 전환도 한참 생각해 봐야 했고, 제목과 똑같은 '거기, 당신'도 두 번 세 번 정도 읽은 것 같다.
 ‘그 남자의 책...’ 역시 한 번 읽고 나서는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았다.

읽다 보니 처음 읽었을 때보다 조금은 줄거리가 파악되는 듯 했다.

‘거기 당신?’을 포함해서 모두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무언가 조금씩 결핍되고 모자라는 사람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는’ 책은 아니었다. 명랑하고 경쾌하고 발랄한 분위기의 책이 아니었고, 무언가 상실한 사람들, 조금은 어두운 내용을 담은 책이었다.

하지만 주인공들은 그 어두움 속에 머물지만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보물지도를 찾아 떠났다가 허탕치지만, 식당이 없어진 그 자리에서 재기하는 사람들이라든가(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 아이를 잃은 여자와 애인을 잃은 여자가 서로 마음이 통하면서 같이 일하게 되는 장면이(봉자네 분식집) 그런 것 같다.

작가는 아무리 슬프고 힘들어도 기운 내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땐 매운 음식을 먹는 게 최고예요. W가 가방에서 매운 소스를 꺼냈다. 맞아요. 슬퍼서 울었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매워서 울었다고 말하는 게 덜 쪽팔리잖아요.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 중)

벤치에 앉아서 손수건에 밴 딸기 냄새를 맡고 있었을 때, 어쩌면 그가 찾아왔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손수건을 어쨌더라. 기억을 더듬어보려 했지만 기억이 나질 않았다. 내년 봄이면 라일락나무는 더 튼튼한 뿌리를 가질 것이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무를 발로 툭 차보았다. 그러자 갑자기 대상을 알 수 없는 증오가 솟구쳤다. 라일락 향기는 너무 짙었다. 직원들은 달콤한 향기를 맡으며, 각자 품고 있던 행복했던 시절들을 떠올릴 것이다. 더 이상 그의 죽음을 슬퍼할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녀는 두려웠다. 자신도 이미 라일락 향기가 좋아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녀는 나뭇가지를 잘라서는 그 가지로 나무를 마구 내리치기 시작했다. (‘봉자네 분식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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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 / 김별아

미실(제1회 세계문학상 당선작) 상세보기

 이 소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어찌하다가 이번에 읽어보게 되었다. 



 TV 와는 전혀 다른, 미실.
 물론 현재 드라마 진행상,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점차 덕만에게 밀릴 미실이다
 (참고로. 책에는 현재 드라마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대원신통의 운명을 타고났으나, 이를 역이용해 무려 3대를 휘어 잡았던 미실.
손에 들어온 것은 절대로 뺏기지 않는다.
승부사 기질이 있고.
아름다운 외모만큼이나 만만치 않은 내공을 소유했던 그녀였다.


며칠 후 미실은 앵두나무 앞에 다시 섰다. 어느새인가 그녀가 눈여겨보았던 가지 끝의 남은 앵두들이 깡그리 사라진 채였다. 황망함에 사자를 불러 누구의 손을 탔는지 추궁하였다. 아무도 다녀간 이 없다 하였다. 행여 낙과하였나 의심하여 수풀을 뒤졌다. 하지만 붉은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새가 물어 갔다면 귀가 밝아 작은 바스락거림에도 잠 깨는 그녀가 눈치 채지 못했을 리 없다. 그것들은 다만 송두리째 사라졌을 뿐이었다. 열매를 잃은 빈 가지만이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시치미를 떼는 양 하늘하늘 흔들리고 있었다. 떨어지지 않고 사라졌으리라. 그 눈부신 것들은 마땅히 그렇게 스스로를 숨길 수 있으리라.

손도 안 댔는데 앵두가 사라지고..

그녀의 이루지 못한 첫사랑 사다함도. 마지막 사랑 설원도.
그리고 허수아비인 세종 도.
다른 사람들도.
그리고 마침내는 그녀도 흐르듯 사라지는 것


이상은 김별아씨의 손끝에서 창작된 미실이었다.

TV에서는 그녀의 최후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다.


+) 계보가 좀 복잡했다는 것.

++ )참고 - 링크 - http://h21.hani.co.kr/arti/world/world_general/139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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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뒤마의 '삼총사'

삼총사 1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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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이 잘 맞는 사람들은 그들끼리 뭉쳐 다닌다. 그 수가 몇이냐에 따라 부르는 말이 달리 있는데, 이를테면, 어떤 집단 중에 셋이 가장 친하다면 삼총사, 넷이면 사총사, 다섯이면 오총사, 이런 식이다. 이 소설이 언제 우리 나라에 들어왔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총사’ 라는 말은 흔히 들었던 말이다. 그 말은, 뒤마 소설에서 비롯되어 유행한 것일까? 

   어쩌면 우리에겐 ‘총사’보다 ‘형제’가 더 익숙할 수도 있다. 독수리 오형제, 임꺽정과 일곱형제들.. 어디선가 들어봤던 제목일 것이다. ㄱ사 요약본을 먼저 읽어버려서(요약본이지만 기본 줄거리는 그대로 유지해 놓았다. 너무 빼 버려서 이건 뭘까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어떤 장면이 삭제되었을까 생각하면서 읽어 봤다. 삭제된 장면은 상상 이상이었다. 요약본과 다른 점은, 소설이 시작되기 전에 머리말이 달려 있는 것이었다. 그 덕에 뒤마가 어떤 책을 참고해서 이 소설을 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본 만화가 생각났다. 그 애니메이션은 사람 대신 개들이 사람처럼 나오는 것인데, 개한테 다르타냥 등의 이름을 붙인 것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도 생각나는 한 장면이 있다. 개 한 마리가 이만 물러가겠다고, 뒷걸음치면서 오른발을 올렸다 내렸다를 서너번 반복하다가 그만 문하고 부딪히는 장면이었다.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인데, 아마 재방송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끝까지 다 틀어주지 않고 끝난 것 같다. 소설에 나오는 인물 외에 새로 허구 인물 몇몇이 추가되고, 줄거리도 약간 달랐던 것 같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영화만 해도 10편이 넘는다고 하는데, 영화는 못 봤다. 그 대신 ‘아이언 마스크’를 봤는데, 그것도 정식으로 본 것이 아니라 텔레비전에서 ‘주말의 명화’ 이런 걸로 틀어 주는 것을 중간부분부터 본 것 같다. 거기 익숙한 이름 몇 개가 나오지만, 배경은 ‘삼총사’와 달리 루이 14세 때인 것 같다. 해설에도 나와 있지만, 삼총사 3부작 중 첫 번째 소설인 이것은 시골 청년 다르타냥이 어떤 일을 겪고, 어떻게 행동하며, 어떻게 출세하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프랑스와 영국 간의 갈등, 그리고 루브르 궁 내부의 갈등…등 여러 가지 갈등 양상을 보여준다.

  나는 책이 두꺼우면,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할 때를 대신해서 이야기 맨 뒷부분이나 해설편을 먼저 읽어버릴 때가 있다. 그렇지만, 이번엔 순서대로 읽어 버렸다. 그리고 나서 해설까지 다 읽었다. (그런데, 이해를 못하겠다)
주인공은 다르타냥이지만, 작가는 주인공 이외의 다른 인물들도 골고루 배치해 놓았다. 루이 13세와 안느 왕비, 리슐리외 추기경, 트레빌 등의 인물에서부터, 이름만 나오고 실제로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들까지. 

  읽으면서 의외다 싶은 생각이 든 부분은, 자존심 없는 귀족과 왕족을 묘사한 부분이었다. 가난하지만, 왕 앞에서 돈을 받는 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다르타냥, 그리고 무슨 이야긴가를 하다가 “사실 나도 돈이 없어” 라고 말하는 안느 왕비.(뒤마는 이 부분에서 자기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이 말을 이해할 수 없다고.) 그리고 아무리 잘 사는 집안 자제일지라도 귀족 아가씨의 도움을 받는 것을 당연시하는 풍조, 언제 끝나버릴지 모르는 애정 관계를 값비싼 선물로 덮어버리려는 여자들 이야기를 한 부분도 있었다. 다르타냥과 그 친구들은 군인이면서 동시에 귀족이라(총사대원 모두가 이렇지는 않았겠지만), 소득이나 월급도 어느 정도는 나올 텐데, 왕 앞에서 손 벌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루이 13세는 다르타냥을 칭찬하는 동시에 다르타냥의 출신 지역 사람들은 가난하다던데 이런 말까지 한다. 내가 다르타냥이었다면 상당히 기분 상했을 말인데, 다르타냥은 이 대목에서 화를 내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이런 부분도 있다. 보통 추기경 하면 고령의 나이에 의자에 깊숙이 앉아서, 영적인 싸움을 하는 사람으로 보이는데(뒤마도 후세인들이 생각하는 추기경의 이미지를 대략 이런 식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추기경은 군인이면서 동시에 정치가이기도 하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에, 왕과 왕비를 제 손 위에 놓고 주물럭거리는 인물이다. 요즘 추기경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르다. 이 리슐리외라는 인물은, 소설 상에서 왕과 왕비 사이를 교묘히 이간질시키기도 하고, 자신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얼른 그 둘을 화해시킬 줄도 안다. 그리고 비록 다른 편이지만, 뛰어난 인물은 자기 편으로 잡을 줄도 아는 인물이다. 그리고, 자기 밑에 있지만 언젠가 해가 될 인물은 제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도 없앨 수 있는 인물이다. 그의 밀정인 밀레디가 자기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버킹엄 공작을 죽였듯이. 밀레디는 버킹엄 암살 사주 뿐 아니라 그 이전, 이후에 저지른 일들이 모두 밝혀져서 다르타냥과 그 친구들에게 죽임을 당하지만. 밀레디가 만약 살아 있었더라면, 추기경에게도 상당히 걸림돌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추기경이 누군가를 시켜 그녀를 죽이지 않았을까. 

 추기경의 장점은 닮고 싶지만, 무서운 면은 닮고 싶지 않다. 추기경도 추기경이지만, 다르타냥도 추기경 못지않은 인물이다. 출세를 위해 트레빌을 찾아가던 중에 한 건 ‘제대로’ 벌인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정식 총사들이나 근위대원에 뒤지지 않는 체력과, 뛰어난 머리로 이들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후에는 추기경의 힘으로 근위대 부대장까지 오른다. 그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 삼총사의 힘이 컸지만,(뒤마가 소설 제목을 사총사로 바꿨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다르타냥이 총사대 부대장이 되는 것과 동시에 삼총사들은 제각기 흩어진다.
이런 허무한 결말이.


 
   “ 거 참 어렵네요!” 다르타냥이 말했다. “다른 친구들도 모두 거절했어요.”
   “  이봐, 친구, 그건 자네보다 더 적임자가 없기 때문이야.”
그가 펜을 들었다. 사령장에 다르타냥의 이름을 써서 그에게 건네주었다.
   “그럼 이제 나에게는 친구가 없는 거로군요.” 젊은이가 말했다. “아! 이제 남은 것은 씁쓸한 추억뿐…….”
 그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볼을 따라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자네는 아직 젊어, 젊고말고.” 아토스가 대답했다. “자네의 씁쓸한 추억이 달콤한 추억으로 바뀔 시간은 충분하네!” (3권, 추기경의 사자 중에서)




달콤한 추억도 있고 씁쓸한 추억도 있는 법이다.
 나에겐 어떤 추억이 더 많은지.
그리고 나의 씁쓸한 추억이 달콤한 추억으로 바뀌게 될 때는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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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신경숙 (창비, 2008년)
상세보기

모 소식지에 연재가 될 때만 해도 설마 이 책이 그렇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까란 생각을 했다.
아마도 내가 이 작가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든 것 같다.
또, 독서도 편식을 하는 탓에 잘은 모르지만,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대중 소설들이 내용이 불륜을 담고 있는 것들도 있기에.
오히려 이런 순수 무공해 소설들이 뜨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어느덧 이 소설은 상반기 베스트 셀러 목록에도 올랐고, 드라마로도 제작된다는 말을 얼핏 듣긴 들은 것 같다.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고. 리스트의 말로 시작하는 소설.
결국 작가는 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써 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장의 '엄마를 잃어버린 지 1주일째다'라는 부분부터,
에필로그의 '엄마를 잃어버린 지 구개월째다' 라는 표현이 안타까움을 더해주었다.

 1장은 큰딸 지헌, 2장은 큰아들 형철, 3장은 남편, 4장은 ‘엄마’ 본인, 에필로그는 다시 지헌의 시선으로 이어지는데..
각각 화자를 바꿔가면서 이어지고 있었다. 꼭. 추리소설처럼 ..각각 화자를 통해서 '엄마' 의 새로운 모습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들은 엄마를 찾을 '뻔'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전단지를 보고 당신들의 잃어버린 엄마 같다고
 전화한 약사는, 그의 말로는 일주일 전에나 봤다는 엄마는, 사진 속의 단정한 차림이 아닌, 때에 절은 옷에, 그것도 다친 발가락이 보이는 파란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고 했다. 파란 슬리퍼, 다친 발가락. 이게 무엇일까.

그런데 특이한 것은, ‘나는’ 혹은 ‘그는, 그녀가 무엇무엇 했다’ 가 아니라 '너는 무엇무엇 했다' 라고 서술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엄마를 잃어버린 가족들을 바로 옆에서 보는 듯한 느낌. 그러면서 동시에 그 가족 구성원의 심리상태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킬 수 있게끔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인칭 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2인칭 소설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한 것 같다.


↑위 부분은, 엄마도 갖고 싶은 것이 있고,, 가고 싶은 곳이 있다는 것. 지헌 엄마, 형철 엄마가 아니라, '박소녀' 라는 여자라는 것. 그리고 누군가의 딸이라는 것. 잊고 있었지만 새삼 깨닫게 되는 부분이었다. 


9개월 후 지헌은 정말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에 가게 되었고, 거기서 피에타 상을 보았다.
죽은 아들을 무릎에 누이고 내려다보고 있는 성모의 모습과,
어느 날 가을, 말도 없이 고향집에 내려갔다가 평상에 쓰러진 엄마를 부축하는 지헌의 모습이 겹쳐졌다. 


 
+) 책날개 그림은 꼭 밀레의 그림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알고보니 달리의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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