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믿다' (권여선) 중에서


1. 사랑을 잃는 것이 모든 것을 잃는 것처럼 절망적으로 느껴지는 때가 있다.
온 인류가 그런 일을 겪지는 않을 것이다. 손쉽게 극복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그런 게 있는 줄도 모른 채 늙어버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드물게는, 상상하기도 끔직하지만,
죽을 때까지 그런 경험만 반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삶이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나도 삼 년 전에 그런 일을 겪었다는 정도이다.
서른다섯의 나이에 자랑할 일도 아니지만 비밀도 아니다.
난 사랑을 믿은 적이 있고 믿은 만큼 당한 적이 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사랑을 믿은 적이 있다는 고백이 어처구니없게 느껴진다.
  사랑과 믿음, 상당히 어려운 조합이다. 그나마 소망은 뺀다 쳐도,
사랑과 믿음 중 하나만도 제대로 감당하기 힘든 터에
감히 둘을 술목 관계로 엮어 사랑을 믿은 적이 있다니.
믿음을 사랑한 적이 있다는 말만큼이나 뭐가 뭔지 모르게 모호하고 추상적이다.
나처럼 겁과 의심이 많고 감정에 인색한 인간이 뭘 믿은 적이 있다고?
티컵 강아지가 드래곤을 대적하겠다고 날뛰는 것만큼 안쓰럽고 우스꽝스러운 경우가 아닌가.
 
2. 동네 단골 술집이 생긴다는 건 일상생활에서는 재앙일지 몰라도 기억에 대해서는 한없는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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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느낌 - 몇 번을 읽어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소설. 시간이 좀 지나야 알게 되겠지 ?

2번이 첫 문장이다. 
 첫 부분부터 이렇게 나온다. 작가는 이 말을 쓰기 위해서 얼마나 문장을 고치고 또 고쳤을까?

단골 술집,
난 아직 자주 가는 곳은 없지만, 만약 생긴다면... 그건 재앙? 축복? 어느 쪽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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