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신경숙 (창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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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소식지에 연재가 될 때만 해도 설마 이 책이 그렇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까란 생각을 했다.
아마도 내가 이 작가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든 것 같다.
또, 독서도 편식을 하는 탓에 잘은 모르지만,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대중 소설들이 내용이 불륜을 담고 있는 것들도 있기에.
오히려 이런 순수 무공해 소설들이 뜨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어느덧 이 소설은 상반기 베스트 셀러 목록에도 올랐고, 드라마로도 제작된다는 말을 얼핏 듣긴 들은 것 같다.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고. 리스트의 말로 시작하는 소설.
결국 작가는 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써 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장의 '엄마를 잃어버린 지 1주일째다'라는 부분부터,
에필로그의 '엄마를 잃어버린 지 구개월째다' 라는 표현이 안타까움을 더해주었다.

 1장은 큰딸 지헌, 2장은 큰아들 형철, 3장은 남편, 4장은 ‘엄마’ 본인, 에필로그는 다시 지헌의 시선으로 이어지는데..
각각 화자를 바꿔가면서 이어지고 있었다. 꼭. 추리소설처럼 ..각각 화자를 통해서 '엄마' 의 새로운 모습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들은 엄마를 찾을 '뻔'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전단지를 보고 당신들의 잃어버린 엄마 같다고
 전화한 약사는, 그의 말로는 일주일 전에나 봤다는 엄마는, 사진 속의 단정한 차림이 아닌, 때에 절은 옷에, 그것도 다친 발가락이 보이는 파란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고 했다. 파란 슬리퍼, 다친 발가락. 이게 무엇일까.

그런데 특이한 것은, ‘나는’ 혹은 ‘그는, 그녀가 무엇무엇 했다’ 가 아니라 '너는 무엇무엇 했다' 라고 서술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엄마를 잃어버린 가족들을 바로 옆에서 보는 듯한 느낌. 그러면서 동시에 그 가족 구성원의 심리상태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킬 수 있게끔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인칭 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2인칭 소설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한 것 같다.


↑위 부분은, 엄마도 갖고 싶은 것이 있고,, 가고 싶은 곳이 있다는 것. 지헌 엄마, 형철 엄마가 아니라, '박소녀' 라는 여자라는 것. 그리고 누군가의 딸이라는 것. 잊고 있었지만 새삼 깨닫게 되는 부분이었다. 


9개월 후 지헌은 정말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에 가게 되었고, 거기서 피에타 상을 보았다.
죽은 아들을 무릎에 누이고 내려다보고 있는 성모의 모습과,
어느 날 가을, 말도 없이 고향집에 내려갔다가 평상에 쓰러진 엄마를 부축하는 지헌의 모습이 겹쳐졌다. 


 
+) 책날개 그림은 꼭 밀레의 그림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알고보니 달리의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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