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능력 / 요하나 뮐러-에베르트

이별능력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요하나 뮐러 에베르트 (책세상,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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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능력 - 유쾌하게 헤어지는 22가지 방법 놓아주기, 중지하기, 새롭게 시작하기, 이별능력, 당신은 가지고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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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쿨' 이란 단어가 언제부터인지 유행했고. '난 쿨하니까' , ' 잘 헤어질 수 있다'고 내 자신에게도 몇 번씩 말했었고,
그래서 무언가와 이별하는 그 앞에서 스스로를 쿨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꽤 있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도, 그리고 그들, 우린 정말 쿨한 것일까?

  지내다 보면 알게 모르게 이별하는 경우가 많다. 알면서도 이별해야 하는 경우, 혹은 알지 못하지만 이별하는 경우. 왠만하면 후자가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알아야 할 것은 알아야 하지 않는가 . 흔히 이별이라 하면 연인 사이의 이별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이 책에서는 연인 사이의 이별도 다룬다. 하지만 좀 더 넓게, 포괄적으로, 가족, 직장, 배우자, 집 등 다양한 상황이 나온다. 그러기에 22가지나 방법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알게 모르게 이별을 경험해 봤고, 이 책에 나오는 사례들이 언젠가 또 내 이야기가 되어서 끔찍하게(!) 되풀이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각 사례마다 해결 방법을 일일이 달아 놓았지만, 읽기 전에 나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을 해 보고 나서 읽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바로 해결책들을 읽어버렸다. -_- 읽고 나니 그렇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이런 방법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이 두려운 건 , 사실이다. 책 안에는 자신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앞에 나열한 매달리는 형인지, 기타 등등) 자가 진단을 해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절대적은 진단 결과는 아니라는 것) 자신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주저 말고 책 뒷표지를 보아라. 이별 앞에서 매달리는지, 망설이는지, 불평하면서 버티는지, 관계를 찾아 헤매는지, 철새 같은지, 이별 능력을 가졌는지. 제일 마지막 것이 물론 제일 좋지만, 아직 난 그 단계에 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22가지 방법이 너무 많다고 생각되면, 책 뒷날개의 '8가지 스텝'을 얼른 들추어 보아라.  여기선 8단계로 나누어서 말하고 있다. 저자가 심리학자이자 심리 치료사이므로 그 8단계를 믿어도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별 '능력'.

이별에도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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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을 입은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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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소설 당첨, 이번엔 교양서 <정장을 입은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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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페이지 중에서) 
 
  진화는 계획하지 않는다. 진화는 미래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며, 그렇기 때문에 수없이 많은 불합리한 것을 생산한다. 그래서 진화의 노선은 우회와 반전으로 가득 찬 아주 복잡한 길로 되어 있다. 또한, 현재의 일바적인 환경조건에 가장 잘 대처하는 생명체에게만 오직 생존기회를 허용하는 것이 바로 진화이다. 다시 말해 진화는, 전적으로 우연히 생성된 수많은 변이 중에서 살아남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춘 변이만을 의도적으로 선택한다는 것이다. 수백만 년이 흐르는 동안 우리의 몇몇 선조는 마음에 드는 장소나 기후에서 살 특권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영원히 사라져버렸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와 반대로 우리의 선조가 된 인류는 환경조건에 딱 맞는 특성을 갖춘 행운을 ‘그냥’ 얻게 되었고, 그래서 계속 종족을 보존하고 차츰차츰 발전해나갈 수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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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은 ‘결국 우리는 원시인, 우리는 진화하지 않았다’ 라는 것을 말한다.
 11가지 항목으로 나누어서 우리 안에 아직도 원시인의 모습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 남아있는 것을 말하고 있다.

 아, 이 책에서는 인류의 기원을 네안데르탈인으로 보았다.
 (현생 인류의 조상은 크로마뇽 인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나는데....)

 우리의 조상이라고 ‘가정’한 우구르와 발라, 그들의 행동은 지금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지금은 여자도 어떤 면에서는 ‘사냥’을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크게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단지 나만의 생각일까.

  캠프나 엠티에서 모닥불 앞에 앉으면 왜 낭만적인가를 알 수 있었고, 로고, 13공포증 등의 이야기도 흥미있었다.
 불안과 공포를 다룬 편도 흥미있었다. 그 중에 거미공포증, 거미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있긴 있나 보다. 왜 단 것을 좋아하고, 육식을 선호하고, 구역질을 하는 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고,

‘병과 통증’을 다룬 편에서는 거식증, 우울증, ADS 등을 조금 다르게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유전자에 뿌리깊이 박힌’ 적의와 호의의 기원도 흥미로웠다. 181 페이지에 이런 말이 있었는데, “ 겉으로는 집단의 안녕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보이는 인간사회의 수많은 행동방식은 개인을 위한 것이다. 익사자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은 영웅이 된다. 그런 행동을 통해 그는 몇 가지의 이익을 얻는다. 예를 들면 이제 여자들은 그를 이전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남자로 여길 것이다 ” 라고 설명했다. (왜 여기서 “누가 밀었어?” 이런 얘기가 생각나는 건지 모르겠다.)
 
 ‘남자와 여자’ 편도 흥미로웠다. 나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하게 되면 이 부분과 같은 상황이 몇 번이나 일어날지는 , 모르겠다. ‘당신은 나를 이해하지 못해’ 편 처럼, 서로 오해가 있어서 쓸데 없이 많이 싸우게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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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예보의 첼리스트

사라예보의 첼리스트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스티븐 갤러웨이 (문학동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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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 없는 우울증, 공허함, 무언가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몰려왔고,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오래 전부터 읽으려 했으나 못 읽었던 책을, 드디어 읽었다.
읽다 보니 한번에 다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은 전쟁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전쟁이라는 것조차 감각적으로 그려낸 것 같다. 
죽은 22명을 위해,
22일 동안 연주하겠다고 약속한 첼리스트,
그리고 그를 지켜야 하는 여성 저격수.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 드라간, 케난. 등등

알비노니 아다지오는 22일 간 사람들의 메마른 마음을 다시 적셔 주었다.

하지만 22일째 되는 날, 첼리스트는 살고 저격수는 사라져야 한다.

읽으면서 영화 ‘피아니스트’ 에서, 폐허 속에 서 있는 피아니스트 스필만이 생각났다.


어느 날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무너진다면, 순식간에 앞집 이웃이 총을 든 악마로 변신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 
내가 그런 곳에서 제 정신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는 나를 지키기 위해 애로처럼 총을 들거나, 아니면 케난처럼, 혹은 드라간처럼 겁을 내면서도 물을 구하러 가거나, 이도저도 아니면 리스톱스키 부인처럼 모든 것이 끝나길 숨죽여 기다리거나 할 것이다.
스마일로비치처럼 포탄이 마구 떨어지는 도시
가운데서 감히 음악을 연주할 생각은 못 할 것 같다.

읽으면서 우울증과 공허함은 어느 새 멀리 달아나 버린 것 같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음악.
알비노니 아다지오는 새벽에 들을 때와
 햇살이 밝은 오전에
들을 때 그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책 뒤편에 있는 설명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사라예보 내전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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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작전, 찰나의 순간이 있었다. 사물들이 원래의 모습을 간직했던 마지막 순간. 그리고 보이는 세계는 폭발했다.


-비록 나중에 벌어질 모든 일을 알고 있다 해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 순간을 늦출 수만 있다면,
그래서 그 순간을 더욱 선명하게 떠올릴 수만 있다면, 그는 무엇이든 포기할 것이다


 

-온몸을 감싸는 살아 있다는 행복감과, 언젠가 이 모든 게 다 끝나버릴 거라는 확신으로 인해
더욱 강렬해지는 기쁨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나는 애로야. 그들을 증오하기 때문에 지은 이름이지. 당신이 알던 그 여자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았어.


 여러분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모르지만, 전쟁은 여러분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레온 트로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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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패자'를 읽고 나서 (08.08.30)

아름다운 패자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레너드 코언 (책세상,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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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본문 중에서)
독자여, 당신은 한 남자가 이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영웅의 용기를 갈망했던 당신 같은 남자가. 북극처럼 서늘한 곳에 홀로 떨어진 남자가, 자신의 기억을 싫어하지만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가, 한때 당신만큼이나 자부심이 강했던 남자가, 고아의 심정으로, 우유와 벌꿀을 좋아하는 스파이로서 사회를 사랑했던 남자가 이 글을 쓴다. 이토록 대담한 구절을 쓰고 있는 사람은 당신처럼 통솔력과 겸손함을 꿈꾸는 남자다. , 그러지 마시라. 그렇게까지 몸을 부르르 떨 것 없다. 내 다시는 끼어들지 않을 것이다. 맹세한다. 순수한 사건을 관장하는 그대 신들에게 맹세한다.

 

  , 친구, 내 영혼의 손을 잡고 나를 기억해줘. 네 마음을 섬세하게 읽고 너의 미숙한 꿈에서 휴식을 얻으려 했던 한 남자가 너를 사랑했어. 가끔 내 몸을 생각해줘.

 내 너에게 재미있는 편지를 보내겠다고 약속했지, 생각나?

 그건 너의 마지막 짐을 덜어주려는 의도였어. 네가 그토록 혼란스러워하며 힘들어했던 무익한 역사 말이야. 너 같은 심성의 사람들은 결코 세례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테니까.

 세상은 나를 사실만을 따르는 사람으로 자라게 했어. 나는 그 책임감을 기꺼이 받아들였어. 더는 이 개똥 같은 소리에 신경 쓰지마. 카테리 테카크위타의 죽음을 둘러싼 정황과 그 뒤에 기록된 여러 기적도 다 잊어. 진딧물과 모기를 관찰하듯 그런 마음가짐으로 이 편지를 읽어줘.

변비와 외로움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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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은 날, 밖에 나갈 일이 있어서 지하철에서 읽으면서 갔는데.

이거 원. 처음부터 삐걱거린다. 편하게 읽을 수가 없었다. 결국 읽는 걸 포기하고.. 그냥 앉아서 갔다.

 

나는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처음엔 언어의 강렬한 마법 에 사로잡혀서. 반은 흥분된 상태에서. 거의 밤을 새워가며 읽었다. 하지만 피곤해서 다 읽지 못했다. 두 번째로 읽을 때는 약간 마음이 가라앉은 상태에서 읽었다. 그래도 여전히 혼란스럽다.   내가 이 소설의 줄거리를 제대로 파악한 것인지 모르겠다.

두 번 읽었으면, 이제 잘 쓰는 일만 남았는데, 정말 부담되었다.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막막했다.

크게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주요인물이 넷이 등장한다.

이름뿐인 주인공 , 의 고아원 동기이자 절친한 친구인 F, 의 아내 이디스,

17세기에 죽은 성녀 카테리 이렇게 넷이다.

는 인류학자인데, 공부만 하느라 사람 상대하는 데, 감정 표현엔 약간 서툰 사람 같다 . 반면 F는 나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사람 같다. 심지어 그는 이디스까지 가로챈다.

그리고 카테리는, 내가 부인과 친구를 잃고 나서 마음 속 깊이 부르는 사람이다.

부인과 친구의 최후도 참..참담하다. 난 그렇게 죽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무언가 비꼬고 있는데, 그 비꼼의 대상이 뭔지 정확히 모르겠다.
워낙에 여러가지가 섞여 있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건, 왜 제목이
아름다운 패자 냐는 것이다. 는 분명 패자. 절친한 친구도, 부인도 잃은 상태에서 몇백년 전에 죽은 성녀를 찾는,  바보 같은 놈이다.
부인이 원하는 것, 친구가 원하는 것을 못 해주고, 나중에 후회를 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름다운 사람일까..?

 
솔직히 소설 장면 하나하나가 다 혼란스러웠다.

성적인 것, 거리 시위, 정신병원, 고함, 폭죽, 음악 등.. 그 모든 것이 섞여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2부에서 F와 이디스가 호텔에 있는 장면이었다. F를 갖고 놀았다는 사실이 아주 극명하게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나라면 F를 아주 반 죽음을 시켰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설 속
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소심한(?)  와 달리. F는 아주 적극적이고, 자신의 행동을 만인 앞에 자랑하는 사람이다. (그래, 나 이랬다, 어쩔 껀데? 이러고)

 


이 소설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전개된다. 하나는 현실에서 나와 이디스와 F의 삼각관계, 다른 하나는 성녀 카테리에 대한 이야기다. 카테리는 이로쿼이족 출신으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최초로 가톨릭으로 개종한 인디언 성녀라고 나와 있다.


아울러, 이로쿼이 족이 선교사들에게 가장 혹독한 고문을 가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선교사들은 자신의 선교를
악마와 싸우는 것으로 , 영광스럽게 생각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기독교에서 외국으로 선교를 하러 갔다 어떻게 됐네 하는 기사를 몇 번 보는 바람에, 신물이 났는데, 여기도 기독교 이야기라니. 결국 작가는 프랑스의 캐나다 식민지화를 비판하려 했던 걸까.?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또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온 지 40년이 지났음에도 (
66년에 나온 책) 요새 소설과 비교했을 때 손색이 없는 것 같다. 작가도 유명한 사람이고, 여러 방면에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시간이 되면 그의 음악을 더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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