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끄트머리에서 봄맞이(?) 하는 기념으로 그 동안 받아만 놓고 정작 못 본 영화였다.
그런데 다 봤을 때 너무 피곤했다. 시간도 시간이었지만 이건 내용이 뭐 이렇담.
술, 노름, 도박, 명품옷, 구두, 신상, 유희, 가면무도회 등. 당연히 나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한두 번도 아니고 몇 번씩 나오면 보는 사람이 피곤하다.
감독도 프로필이 화려하고, 배우 캐스팅도 화려한데.
도대체 뭘 보여주려고? 신상 명품쇼인가? 꼭 만화를 보는 듯하다는 느낌도 들고,
혁명 끝부분까지 다 나오나 했는데. 도망가는 장면에서 끝난다.
결말은 뭐. 다 알고 있으니까.독자의 몫에 맡기는듯?
아이낳는장면. 죄다 지켜보고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전부 다 지켜보는건 뭔지.
옷도 다 갈아입혀주고. 그거만 해도 시녀가 몇 명이 매달려 있었다.
아이가 죽었을 때, 초상화로 한 명을 더 그렸다가 한 명을 지우는 장면 사이엔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물론 슬퍼하는 부모의 모습도 보여 주지만, 초상화 씬은 정말 간단하다는 생각밖엔 들지 않았다.
뒤로 갈수록 시간에 쫓겨서 이렇게라도 표현하려고 한 것일까?
명품 신상을 좋아하는 왕비하고, 자물쇠하고 사냥밖에 모르는 왕.
어느 날 갑자기 왕위에 올라서 ,
자기가 누구인지는 미처 생각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주변에서 떠밀려 왕위에 오른 어른아이들?
감독은 정말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들을 그리려 한 것일까.
스티브 부세미, 제라르 드 파르디유, 나탈리 포트만, 일라이저 우드, 가스파르 울리엘..등
친숙한 배우부터 낯선 배우까지 거의 40명에 이르는 배우들이 나온다.
옴니버스 식의 영화. 뭔가 스토리가 시작되려 하면
곧 끝나버리고 다른 장소로 넘어간다.
또. 파리 시의 구석(?)에 초점을 맞추고 전개되는 영화라.
차 안, 튈르리 역, 차이나 타운, 빅토와르 광장, 에펠 탑 등.
무려 18군데에서 참 다양한 사랑 이야기가 나온다.
그 곳에서의 사랑은 때론 애잔하고, 때론 유머러스하고,
때론 환상적이고,
때론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이게 뭐가 사랑이야 ?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또 이 영화는 공정하다.
백인 뿐 아니라, 아랍계, 아시아계, 흑인도 나온다.
맨 마지막에. 14구역에서, 캐롤이 한 대사가 마음에 와 닿아 적어본다.
근데 어떤 일이 생겼어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일이요.
거기 앉아 있었죠. 낯선 나라에 혼자서, 내 일과 멀리 떨어져서,
또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을 떠나서, 어떤 느낌이 오는 거에요.
마치 뭔가를 떠올리는 것 처럼요.
여태 몰랐고, 예전부터 기다려 온 그 무엇이, 하지만 그게 뭔지 몰랐어요.
그건 내가 잊고 있었던 어떤 것이었는지도 몰라요.
혹은 평생을 그리워하던 그 무엇인지도 모르구요.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 때 내가 느꼈던 환희와 슬픔뿐이에요.
하지만 많이 슬프진 않았어요.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으니까요.
네. 살아있어요.
그 때가 바로 내가 파리를 사랑하게 됐고,
파리가 날 사랑하게 됐다는 걸 느낀 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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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사랑해, 서울' 이런 영화는 없나.. ?
참 재미있게도.
이 영화는 브리짓 존스 시리즈(이건 BBC에서 제작한 드라마 '오만과 편견' 의 2000년대 판이라고 한다)와
러브 액츄얼리를 내놓은. 워킹 타이틀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보면서 95년에 나온 작품하고 비교되는 것이 있었다.
우선, 주연 배우들의 외모가.. 콜린 퍼스와 매튜 맥페이든이, 그리고 제니퍼 엘과 키라 나이틀리가 비교되는 것이다.
이들 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그렇고. 그리고 그들의 연기..
콜린의 인상이 너무 강해서 매튜가 처음엔 연기를 못 한다고 생각했다. 지나갈수록 좀 다르다.
매튜만의 멋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중에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갈 때 그 외에도 유명한 배우들이 좀 나왔다는 것을 알았다.
도날드 서덜랜드, 주디 덴치 등...음..나올땐 몰랐는데.
어둠의 경로로 다운받은 영화라, 자막 번역한 사람이 워낙에 현대어 번역을 해놓아서..
우리에겐 친숙하지만, 저 상황에서, 저런 말이 나오면 좀 이상한데..이런 것도 있었고.
사랑할 때 빠지기 쉬운 오만과 편견, 그리고 삼각관계. 이건 비단 18세기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리지는 다씨의 행동을 보고 그가 오만하다고 생각하고, 다씨는 리지의 반응을 보고 그녀가 자신에게 편견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리지의 오해를 풀어주려 한 다씨의 행동은 오히려 리지에게 더 큰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교회를 뛰쳐나온(?맞나 ? )리지 앞에서 다씨가 한 말은.. 다씨에겐 절실했을지 몰라도, 리지에겐 아니었나 보다.
둘은 결국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지만, 거기까진 꽤 오래 걸린 것 같다.
당연히.. 금방 이루어지는 사랑은 없지.
결과는 해피 엔딩이라. 모두에게 잘 됐지만.
한편, 여자는 시집만 잘 가면 된다.. 류의...그런 생각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것 같아서. ..
설 연휴 때 다른 영화도 보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유독 이 영화가 제일 먼저 보고 싶었다. 그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베토벤의 삶 자체가 워낙 드라마틱해서 ? 그의 음악이 뛰어나서? 아니면 숨겨진 여인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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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학원에서 봤던 베토벤의 초상화는 내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겨 주었다.
약간은 헝클어진 머리, 굳은 표정. 눈빛과 굳게 다문 입이 운명과 당당히 대결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베토벤에 대해서는 여기저기서 들어서 알고는 있었으나 그닥 많이 알고 있진 않았다.
음악이론 책 사이사이에 지겨워할까봐 그려 넣은 만화, 어린이용으로 나온 음악가들 이야기책
(그 책은 다른 여러 사람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베토벤 전기(이것도 어린이용이라 자세히는 안 나왔던 것 같다) '
그리고 교양 과목 과제 때문에 구입했던 책에도 나와 있었고
(오랜만에 다시 읽어봤는데, 이 책에 실린 글은 전체적으로 좀 어려운 것 같다)
줄거리는 인터넷에서...
18세기 음악의 도시 비엔나… 음악으로 신을 뛰어 넘고자 하는 욕망과는 달리 청각을 잃어가면서 자괴감에 빠져 성격은 날로 괴팍해지고 고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악성 베토벤 (에드 해리스). 자신의 마지막 교향곡인 ‘9번 교향곡’의 초연을 앞두고 있던 베토벤은 자신이 그린 악보를 연주용으로 카피하기 위한 유능한 카피스트를 찾던 중 우연히 음대 우등생인 안나 홀츠(다이앤 크루거)를 추천 받는다. 단지 여성이란 이유로 카피스트 ‘안나 홀츠’ 와의 만남이 달갑지 않던 그였지만 첫 날 베토벤이 잘못 표기한 음을 간파하고, 스스로가 고쳐 그려놓은 것을 보고 그녀의 천재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신을 연주한‘베토벤’&‘베토벤’을 연주한 단 한 명의 여인 ‘안나 홀츠’ 신의 소리를 연주하는 천재 베토벤의 음악을 가슴 깊이 이해하는 안나와 조금씩 마음을 문을 열게 되면서 이제 둘 사이에는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던 음악적 교감뿐만 아니라, 사랑 그 이상의 영혼을 교감해 나간다. ‘9번 교향곡’ 작곡 역시 점점 더 활력을 띠며 드디어 모든 작곡이 마무리 되고, 초연의 날이 다가온다. 그러나 청력상실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을 수 없는 베토벤이 돌연 초연의 지휘를 직접 하겠다고 나서며 뜻밖의 위기가 찾아오는데……
왜 제목이 카핑 베토벤인지 . 또 합창 교향곡에 얽힌 비밀도 알게 되었지만, 안나 홀츠가 실제 존재했던 여자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합창 교향곡이 끝나고 박수소리를 듣지 못하는 그를, 어떤 여인이 무대 쪽으로 돌려세워서 무대를 보게 했다는 내용은 봤지만.
아무튼, 여기서는 영화 내용만 갖고 이야기하겠다.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안나가 합창 초연 때 베토벤과 같이 지휘를 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어쩐지 안나가 ‘합창 교향곡’ 까지만 같이 일 할 것 같지는 않다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18세기 빈. 음악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이 당시 음악가들이 적절한 대우를 받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더구나 그가 몸도 좋지 않고, 성격까지 좋지 않았다면. 또 귀족들이 원하는 유형의 곡보다는 음악가 자신의 곡만 선호한다면 더욱 그랬을 것이고.
하지만 안나 홀츠는 용감했다. 그녀는 처음에 ‘합창 교향곡’ 악보만 작업하면 자신의 일은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일은 끝나지 않았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베토벤의 노골적이고 직설적인 대사, (그와 정 반대인 대사도 있었다. 종이에 써 볼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의 관계, 고모의 충고 등등. 그 사이에서 갈등하던 안나는 결국 베토벤을 선택했다. 모두가 싫어하는 사람과, 또 그 시대에 여성이 음악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흔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들.
이 두 사람의 만남은 단순 사제지간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런 베토벤과 안나 사이에 낀 불편한 존재. 칼은 삼촌의 이름으로 먹고 사는, 삼촌 몰래 돈까지 훔치는, 아주 불쌍한 놈이었다. 나 같으면 피아노를 가르쳐 주건 말건, 관심도 안 가질 텐데. 베토벤은 이 조카가 자신의 뒤를 이어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길 바라고 있었다. 칼은 이런 삼촌이 싫다고 안나에게 하소연(?)하고, 안나는 둘을 화해시키려 시도는 해 보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칼은 합창 초연 때도 오지 않고, 그런데 나중에 무대 뒤에 살짝 등장했다. 웬일인지. 합창 교향곡을 들으면서 눈물까지 흘렸다. 음악을 알긴 아는구나. 하지만 칼은 그 후에도 변함 없는 태도를 보인다. 실망이었다. 왜 그렇게 사는 거냐.
안나는 다음 번 곡 초연 때도 베토벤과 함께 했다. 하지만 관객들은 합창 교향곡 때와는 정반대로 냉담했다. 심지어 합창 때 제일 먼저 일어나서 박수를 쳤던 대공도 한 마디 하고 갔다. (이 사람은 그래도 음악을 이해하나보다 했더니 그것도 아니군.) 안나를 제외하곤 아무도 없는 홀에서 베토벤은 갑자기 쓰러졌는데..
그렇지만 병도 그의 창작 욕구를 완전히 꺾지는 못했다.
안나는 그를 간호하면서, 그의 마지막 곡을 필사했다.
1827년 3월 26일. 베토벤은 이 세상을 완전히 떠났다.
그리고 나서 안나도 어디론가 떠나는데...
이 마지막 장면이 그렇게 쓸쓸할 수가 없었다.
1960년대 후반~70년대 초 미국에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갱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스토리가 탄탄하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총질하고 쌈질하고 그러는 영화는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부패경찰과 마약왕의 대결.
누가 이길까. 마약왕은 과연 잡힐까.
프랭크 루카스 말대로, '나 하나를 잡는다고 해도,
계속해서 그런 사람이 나올' 것이란 대사를 보고, 참... 악순환이네 했는데.
이 부패경찰은 처음엔 돈뭉치가 든 가방을 본부에 신고했다가
주위에서 바보 소리를 들을 정도였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마약왕을 잡으려 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마침내 마약왕을 잡고 나서 그의 태도는 점점 변해간다. (실망이었다..)
결국 자신도, 선배들인 부패경찰과 똑같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잔혹한 영화
보면서 코넌 도일의 ‘공포의 계곡’이 언뜻 생각났다.
내용상 ‘조직’이 등장하는 것은 같지만, 그 속내용은 전혀 달랐는데.
잔인한 장면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니지만, 중간에 나오는 장면들을 보면서 놀라고 그랬다.
무법천지도시. 정말 저기서 내 몸지키려면 총을 안 갖고 다닐수가 없었겠다는 생각도 들고.
얼마 전 신문에서 도청검색 전문과 과정에 대해 광고가 났었는데, 이런 것도 있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영화 ‘타인의 삶’이 계속 생각났다.
도청, 감청에 대해 다룬 영화는 이것 말고도 많다. 하지만 내가 본 것은 이것 밖에는 없다. 개봉했을 때부터 흥미를 느꼈던 작품. 보려고 했었지만 미루고 미뤘다가 이번에 보게 되었다.
25년전 동독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가. 자유를 뺏긴 문인들. 감시와 도청 속에서 하루하루 우울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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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 비밀경찰 ‘비즐러’는, 상관인 ‘그루비츠’로부터 요주의 인물인 ‘드라이만’을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주인공은 비즐러지만, 난 영화를 보면서 드라이만과, 연극배우이자 드라이만의 부인인 크리스타가 주인공이라고 계속 착각하게 되었다. 제 3자인 나는 ‘비즐러’라는 창을 통해 드라이만과 크리스타를 본 셈이다. 비즐러는 하루 12시간 도청을 했고, 나머지 12시간 중에서도 자기 시간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루비츠가 보기에 비즐러는 적임자가 아니었다.
처음에 얼굴에 표정이 없는 비즐러에게 자비 같은 건 구하기 참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비즐러는 점점 변해 갔다. 특히 망가진 크리스타 앞에 팬이라면서 나타난 것 하며. 그 때 크리스타도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에선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실제 상황에선 말 못할 고민 속에서 살고 있는 그녀. (크리스타에게 말을 거는 비즐러를 보면서 갑자기‘이봐, 뭐 하는 거야! 당신은 숨어있어야 한다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타가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까봐?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
비즐러가 크리스타와 두 번째로 만났을 때는 그 만남의 성격이 처음하고는 무척 달랐다. 만남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심문이다. 여기서 그녀는 비즐러를 전혀 알아보지 못한다. 그리고 비즐러는 그녀를 계속 추궁한다. 그래도, 크리스타. 너무 쉽게 말하는 것 아닌가? 좀더 질질 끌 줄 알았는데... 절망적인 상황에서 드라이만은, 새 작품을 써 낸다. 자신이 감시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게 된다. 드라이만은 자신에 대한 기록을 모두 보았고, 자기를 감시했던 비즐러를 먼 발치서 보게 된다. 하지만 드라이만은 비즐러를 보고도 차에서 내리지 않고 그냥 간다. 아마 나 같으면 길을 막고 뭐라 했을 것 같은데. 그래 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마는.
언젠가 뉴스에서 ‘초등학생의 일기검사는 인권 침해‘ 라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이걸 둘러싸고 말이 많았다. 동시에 일기를 쓰면 왜 좋은가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계속 들었던 말들이 생각났다. 사고력 증진에 좋다, 논술 공부에 좋다, 맞춤법 익히는 데 좋다 등등. 그 반대의 의견도 있었고.
일기와 관련해 좋지 않은 일들이 있었던 적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일기를 꼭 써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도 쓰고 있다. 그 때와 다른 것이 있다면, 그때는 날마다 억지로 사실과 느낌을 조합하고 몇 줄 이상을 맞춰 써야 했고, 꼭 끄트머리에 도장과 빨간 펜 글씨가 달려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실만 쓰는 날도 있고, 안 쓰는 날도 있고, 안 써도 뭐라하는 사람도 없고, 빨간 글씨를 다는 사람도 없고. 그리고 남의 일기를 보면 안 되는 줄로만 알았던 때를 떠나, 때론 나도 남의 일기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정도? 물론 자기 기록을 공개로 해 놓은 상대도 공개용과 비공개용을 따로 지정해 놓았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고.
검색창에 ‘타인의 삶’을 다시 입력해 봤다가, 비즐러 역을 맡은 배우가 작년에 암으로 사망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영화 보기 전까지 미처 몰랐는데.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인지. 마지막 장면에서, 책을 사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당당한 자세를 보면서 역시 군인이다 하는 생각과 함께 왠지 모를 슬픔을 느꼈었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언젠간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 거야.
베르나르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다시 고독해지고, 모든 게 다 그래.
그냥 흘러간 1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지."
(영화 속에 나오는 . 소설의 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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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왔을 때 제목이 특이해서 꼭, 꼭 보고 싶었던 영화
제목에서 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같다.
(조제는 뭐고, 호랑이는 뭐고, 물고기는 또 뭔가 하면서...궁금해 했었다)
티비에서도 몇 번 틀어줬으나, 제대로 못 봤고, DVD까지 빌렸으나 끝까지 보지 못한 영화.
그러다 어제 제대로 봤다.
남녀의 만남.
장애인과 일반인의 만남, 사랑이란 걸 떠나서
그냥 '남녀'의 만남으로 바라 보았다.
(굳이 따진다면,,,따질 점이 몇 가지 있긴 있다..)
츠네오의 대사처럼 참 '담백한' . 만남과 이별 과정.
(실제로 이렇게 담백하게 헤어지는 사람들이 많은지는 의문이나..)
꼭 동화책을 연상시키는, 중간중간에 나오는 그림들, 정지사진들. 특이한 배우들, 가슴에 불이 확 붙는 장면들,
피식 웃음 터지는 대사들, 황당한 장면들 등.
마지막에, 헤어져도 친구로 남는 여자도 있지만, 조제는 그렇지 못할 것 같다는 츠네오의 대사.
(그래서 그렇게 울었던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