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 사이



The whole nine yards가 잔잔하게 나오면서 영화가 시작한다.

아오이는 피렌체의 두오모가 연인들의 성지라고, 준세이에게 30세 생일 때 같이 가자고 한다.
아직 열 아홉인 이들이 처음 만나서 이런 약속을 한다. 정말 같이 갈 수 있으려나.
사귈 때 초기엔 이거 해 보자, 저거 해보자, 라고..정말 다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런 저런 약속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영화는 ‘91년, ’94년, ‘97년, ’01년을 왔다갔다 하면서 이 장면 저 장면을 보여준다. 
그래서 현재 주인공들의 모습과 조금 앳된 모습을 번갈아 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몇 년 후에, 준세이는 이탈리아에서 고미술품 복원가(전공도 아닌데 잘 한다)로 일하고 있고, 새로운 연인과 지낸다.
아오이는...피렌체의 보석가게에서 일하고 부자 남자친구와 산다. 알고 보니 근처에 있었는데도 만나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 둘은 예전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느 날, 준세이가 외출한 사이에 공방에서 그가 복원한 그림이 파손되고 나서
준세이는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지만, 뭘 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예전에 그가 그림을 복원했듯이,  옛사랑도 복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는 무슨 뜻이 담겨 있는 건지.
두오모를 거닐면서 the whole nine yards를 들을 날이 올지.

어찌 보면 10년 간 헤어져 있던 연인이 재회한다는 뻔한 이야기 구조라는 생각도 들지만.
잔잔한 배경음악과, 명대사들, 탈리아와 일본을 넘나드는 배경 덕에 조금 새롭게 보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령작가(The Ghost Writer, 2010)  (0) 2011.01.23
인셉션  (0) 2010.12.05
마리 앙투아네트  (0) 2010.04.11
북극의 연인들(1998. 스페인, 프랑스)  (0) 2010.01.23
셜록홈즈(2009)  (0) 2010.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