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생각거리나 고민거리가 많으면 꿈을 많이 꾼다고 하는데,
이 영화는 꿈 속의 꿈, 무의식, 정보의 왜곡 등등 여러가지를 혼합하여 만든 영화 같다.
단어의 뜻을 찾아보니까. ‘시작’이란 뜻이다. 영화 내용처럼 주입, 투입...이런 뜻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다. (인터넷에 올라온 영화 용어 설명에 의하면
'인셉션'이 타인의 꿈속에 침투해 새로운 생각을 심는 작전이라 하지만)
표적의 머릿속에 생각을 심는 것,
그리고 그 생각이 정말 본인의 생각이라고 믿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중에서 중요한 정보를 '훔치는' 것,
이 모든 능력을 갖춘 코브는 비범한 사람이지만
동시에 맬이 자살하게 만든 원인 제공자이기도 한데...
이런 코브에게 사이토는 수배를 풀어주고 자유의 몸이 되게 해 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처음에는 의뢰인에 불과했으나 코브 팀의 일원이 되는 사이토였다.
이 의뢰로 코브를 중심으로 하는 드림팀이 짜여지는데.
코브의 무의식속에 수시로 등장하는 '맬' 때문에 코브가 혼란스러워했다.
이야기가 돌고 돌아 정확히 어디서부터 시작이라 할지 모르겠다. 어디가 꿈이고 어디가 현실인지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눈 깜찍하는 사이에 놓치는 것 같다. 메멘토도 내용이 헷갈렸었는데 이것도 만만치 않다 놀란 감독이 독자에게 두뇌게임을 같이 하자고 제안을 하는 건가?
그런데 특수효과를 빼 버리면(예를 들면, 길거리, 건물이 접히는 것, 길거리에 세워진 거울 등)
스토리만 본다면 반전의 반전이라고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을 듯?
특수효과, 배우들의 비주얼, 해외 로케이션을 제외한다면,
과연 이게 탄탄한 스토리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보다가 꿈을 4단계로 해석을 해 봤는데
1단계는 - 비행기 안으로, 코브 팀이 우연을 가장하여 피셔와 같은 비행기에 탄 것.
2단계는 - 강물 속에 빠지는 차, 이 차는 유서프가 운전한다. 그리고 킥을 통해 꿈이 끝나감을 알린다.
3단계는 - 호텔 복도에서 아서가 피셔의 경호원들(?)과 싸우면서,
팀의 일원들이 4단계에서 3단계로 탈출할 수 있게 한다.
4단계는 - 설원에 세워진 어떤 병원을 폭파시키는 장면이다.
4단계에서 3단계로 가기 위해, 3단계에서 2단계로, 2단계에서 1단계로 가기 위해서 ‘킥’ 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킥이란 것이
이렇게 불쾌한 경우도 있다.
등장인물들이 4->3->2단계로 갈때 쓰이는, 음악(이 때는 음악이 킥의 역할을 한다)이
엘렌 페이지가 부르는 노래인가 했었는데, 아니었다.
토템이 등장하는 것은 흥미로웠다.
이 드림팀이 꿈과 현실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물건이다.
코브는 이 팽이를 토템으로 쓰는데, 팽이가 계속 돌면 꿈이고, 돌다가 멈추면 현실인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서 팽이가 멈추지 않고 계속 돌기 때문에 그럼 비행기 속 장면이 1단계가 아니라, 더 큰 1단계가 있다는 것인가. 계속 헷갈리는 것이다.
이걸 보고 나서 인터넷에 올라온 인셉션 코믹스 편을 보면서도 궁금한 것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감독이 독자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것인가.
비록 이것은 영화에 불과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은
어쩌면 '맬'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러한 인셉션 작전, 즉 타인의 머릿속에 침투하여(그것도 여럿이 동시에)
타인의 생각을 왜곡시켜버리고, 중요한 정보를 훔치는 것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어떤 한 사람에 의한 일방적인 통제가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무시무시(?)한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