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려령의 ‘완득이’


이 소설은 성장소설이다.

그러나 단순 성장 소설만은 아닌 소설.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인권 문제까지 아우르고 있고.

그냥 막 웃으면서 넘기다가도(요새 10대가 쓰는 말은 거의 다 나온다. 
상황 전개도 빠르고,  내용도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는 것 같고.)
 
한편으론 가슴이 찡해지는 소설이다.




말은 험하게 하지만 결코 밉지 않은 선생. 똥주(본명 이동주)

조폭이 될 뻔한 제자를 킥복싱 운동을 하게 바꿔 버리는.

부자 아버지를 두고도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는 똥주.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자기 편으로 만들 줄 아는 똥주.

멋지다 !


주인공 완득이도.
삐딱하게 나가지 않아서, 다행이다.
정말. 잘 됐다.
소설 쓰는 복서.
멋진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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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 동네 집들 진짜 따닥따닥 붙어 있다. 내가 세상으로부터 숨어 있기에 딱 좋은 동네였다. 왜 숨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사실은 너무 오래 숨어 있어서 두렵기 시작했는데, 그저 숨는 것밖에 몰라 계속 숨어 있었다. 그런 나를 똥주가 찾아냈다. 어떤 때는 아직 숨지도 못헸는데, "거기, 도완득!" 하고 외쳤다. 술래에 재미를 붙였는지 오밤중에도 찾아냈다. 그래도 똥주가 순진하기는 하다 ……. 나를 찾았으면 자기가 숨을 차례인데, 내가 또 숨어도 꼬박꼬박 찾아 줬다. 좋다. 숨었다 걸렸으니 이제는 내가 술래다. 그렇다고 무리해서 찾을 생각은 없다. 그것이 무엇이든 찾다 힘들면 '못 찾겠다, 꾀꼬리'를 외쳐 쉬엄쉬엄 찾고 싶다. 흘려보낸 내 하루들. 대단한 거 하나 없는 내 인생, 그렇게 대충 살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 거창하고 대단하지 않아도 좋다. 작은 하루가 모여 큰 하루가 된다. 평범하지만 단단하고 꽉 찬 하루하루를 꿰어 훗날 근사한 인생 목걸이로 완성할 것이다. (233-2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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