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팔의 추억

'보내지 못한 편지' 라는 포스팅을 하고 나서,
밑에 날자 여치님 댓글을 보니까 예전에 펜팔을 했던 생각이 났다.


자매 결연을 맺은 학교였던 것 같다.

그 곳에 직접 방문을 해서 수업을 같이 듣고 그랬던 적이 있었다.


처음에 교실에 들어가서 간단하게 소개를 하고 자리에 들어가서 앉았는데,
그 반 아이들이 나와 누군가를 가리키면서 웃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그 반에 나와 성은 다른데 이름이 같은 애가 있었던 것이다.
아 . 그런가? 하면서 수업을 들었고,
수업을 마치고 가기 전에 그 애로부터 쪽지를 받았다. 편지 써 주겠다고.
그리고 정말 편지가 왔고, 나도 답장을 썼다. 한..5-6차례 왔다갔다 한 것 같은데.

마지막 편지에 자기가 곧 이사를 간다는 것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 그리고 자기 생일날짜를 적어 놓았다.
그 애가 자주 듣는다는 라디오 방송에 생일 축하 사연을 한번 보내 봤는데,
(그 사연이 공중파를 탔었는지 아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날짜를 잘못 적어서 줬었다고 한다. ㅡㅡ ::  )


그리고 그 애는 멀리 이사를 가 버렸고, 다시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몇 년 후에 인터넷을 하다가 다시 찾았는데... 할말이 좀. 막막한 거다.
쪽지를 보내면서도 기억할까?  아니, 답이라도 올까 ?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 답이 왔다.

그래서 요즘 뭐 하냐고 물으니까 공순이라는 거다.
그런데 순간 공순이가 뭐였지??? 하는 생각에,그게 뭐야? 라고 물을 수도 없고,
내게 뭐 하냐고 묻길래 그냥 나도 놀고 있다고 했다.
사실이었으니까.

어떻게 해서 몇 마디가 더 오가고 나서, 한번 만날까 하고 약속을 잡았는데, 실패했다.
당일날 문자도, 전화도 안 받고, 어떻게 된 건가 했더니, 야근이라도 했던 모양이다.
그냥 머쓱해져서, 연락을 하지 않았다.

방명록 한두 개 정도 쓰고,
홈페이지는 거의 다 막아 놓아서 도저히 볼 게 없었다.
(자기가 보여 주기 싫은 거, 어쩌겠는가. 그것도 몇년만에, 뜬금없이 같은 학교 친구도 아니고 한 거 보면
그렇게 하는 거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었다)

그래,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그래도 어디서 뭘 하든,
잘 되길, 바랄게.
안녕.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g블로그 1호를 '읽다'  (0) 2009.04.28
20090424  (0) 2009.04.25
김경욱 .<혁명 기념일> 중에서.  (0) 2009.04.25
과제...과제 ㅠㅠ  (0) 2009.04.23
저번 주. 그리고 오늘 .  (2) 2009.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