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맨 마지막 두 줄, 어디선가 들었던 건데 하면서 다시 찾아 보니 이 시였다 
 어렵네. 자기가 일찍 떠나갈 줄 알고 이렇게 쓰셨던 걸까?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쓰기' 와 '어린 왕자'  (2) 2009.06.04
불일치  (2) 2009.06.01
20090529  (0) 2009.05.29
집에 오는 길에  (0) 2009.05.23
CD들  (0) 2009.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