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산도르 마라이) 중에서

1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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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 숭고한 말이라는 것은 나도 안다. 그리고 막상 쓰고 나니, 조금 두렵기도 하다. 훗날 누군가에게 책임을 져야 하는 오만한 말. 내 의무를 인식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던가, 또 결국 순종하기까지는 얼마나 비명을 지르고 저항했으며 필사적으로 발버둥쳤던가. 그때 처음으로 죽음이 구원일 수 있다는 것을 느꼈고, 또 처음으로 죽음이 해결이고 평화라는 것을 깨달았다. 삶은 투쟁이고 오욕이다. 그러나 이 투쟁은 얼마나 기이했던가! 누가 투쟁을 불러왔고, 왜 투쟁을 피할 수 없었던가? 나는 그것을 막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적은 나를 파악하고 있었다. 어쩔 도리가 없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우리는 적에게 묶여 있고, 적도 우리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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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는 소설이었지만

이 말이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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