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추억.
바람 쐬러 놀러간 곳에서도
그녀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이제 남이 되었지만 이맘때 쯤이면 그의 생각이 나는 것이다.
아무 것도 없었지만, 혼자 기념일 만들고 혼자 생각하는 것은 여전했다.
마지막으로 연애 해 본 게 언제야?
언제 마지막으로 사귀어 봤어? 라고 묻는 친구들의 말에
대답을 바로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얼버무린다.
그리고 다시 생각한다.
추억은 추억일 뿐이라고.
바람 쐬러 놀러간 곳에서도
그녀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이제 남이 되었지만 이맘때 쯤이면 그의 생각이 나는 것이다.
아무 것도 없었지만, 혼자 기념일 만들고 혼자 생각하는 것은 여전했다.
마지막으로 연애 해 본 게 언제야?
언제 마지막으로 사귀어 봤어? 라고 묻는 친구들의 말에
대답을 바로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얼버무린다.
그리고 다시 생각한다.
추억은 추억일 뿐이라고.
할 말이 있었는데. 말이 나오지 않는다.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다. 왜 이러나
그는 웃으면서 그녀를 본다.
그녀가 고개를 들지 않자 자신이 머리를 낮추어 그녀를 본다.
그래도 눈을 마주치지 못 한다.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속에 담아둔 말은 꺼내지 못하고,
그가 묻지만 그녀는 답을 하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 작별시간이 다가온다.
그는 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있고, 다른 한 쪽 손으로는 그녀의 팔을 감싸고 있다.
개찰구 앞에서 그녀는 잠시 머뭇거린다. 작별 인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악수를 ? 가볍게 포옹을? 아니면 그냥 손 흔들면서 안녕이라 해야?
손만 흔들긴 뭣하고, 악수만 하기에도 그렇고. 그렇다면 남은 하나로?
그런데 저 커피가 신경 쓰인다. 어떻게 하지?
주위 사람들 시선도.. 지나가는 사람들일 뿐인데.
고민 하다가 그냥 악수를 하면서 안녕. 한다.
그리고 몇 발자국 걸어가다 멈칫 한다.
다시 돌아가서, 안아줄까. 머뭇거리며 그 쪽으로 다시 간다.
그러나 그뿐, 더 이상 발이 나가지 않는다.
가볍게 손을 흔든다. 그는 가볍게 경례를 한다.
그런 그를 보며 미소 지으려 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는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버스는 내릴 정류장을 지나쳐 버리고,
다음 정류장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아까 내렸어도, 이번에 내려도 상관은 없지만,
이번에 내리면 환승하기 조금 불편하다.
중간에 차가 막힌다, 얼른 내리고 싶은데.
그런데. 이 길, 어딘가 낯이 익다
아.. !
여긴!
잠시 후 버스는 다음 정류장에 도착했고 그녀는 내렸다.
5번 출구 주변은 여전히 혼잡했다
기대 반 설렘 반이었던 그 때.
지나가는 사람들과 건물을 쳐다보면서, 두리번거렸던 때.
옷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어른들 사이에서 혼자 초등학생이 되어버린 느낌이 들었던 그 때.
그 날 이후로 그곳은 항상 추억 절반, 아쉬움 절반으로 남았던 곳이 되었다.
하지만 그와 그녀는 이제 그곳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