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그리고, 안녕
할 말이 있었는데. 말이 나오지 않는다.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다. 왜 이러나
그는 웃으면서 그녀를 본다.
그녀가 고개를 들지 않자 자신이 머리를 낮추어 그녀를 본다.
그래도 눈을 마주치지 못 한다.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속에 담아둔 말은 꺼내지 못하고,
그가 묻지만 그녀는 답을 하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 작별시간이 다가온다.
그는 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있고, 다른 한 쪽 손으로는 그녀의 팔을 감싸고 있다.
개찰구 앞에서 그녀는 잠시 머뭇거린다. 작별 인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악수를 ? 가볍게 포옹을? 아니면 그냥 손 흔들면서 안녕이라 해야?
손만 흔들긴 뭣하고, 악수만 하기에도 그렇고. 그렇다면 남은 하나로?
그런데 저 커피가 신경 쓰인다. 어떻게 하지?
주위 사람들 시선도.. 지나가는 사람들일 뿐인데.
고민 하다가 그냥 악수를 하면서 안녕. 한다.
그리고 몇 발자국 걸어가다 멈칫 한다.
다시 돌아가서, 안아줄까. 머뭇거리며 그 쪽으로 다시 간다.
그러나 그뿐, 더 이상 발이 나가지 않는다.
가볍게 손을 흔든다. 그는 가볍게 경례를 한다.
그런 그를 보며 미소 지으려 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는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