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5번 출구
버스는 내릴 정류장을 지나쳐 버리고,
다음 정류장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아까 내렸어도, 이번에 내려도 상관은 없지만,
이번에 내리면 환승하기 조금 불편하다.
중간에 차가 막힌다, 얼른 내리고 싶은데.
그런데. 이 길, 어딘가 낯이 익다
아.. !
여긴!
잠시 후 버스는 다음 정류장에 도착했고 그녀는 내렸다.
5번 출구 주변은 여전히 혼잡했다
기대 반 설렘 반이었던 그 때.
지나가는 사람들과 건물을 쳐다보면서, 두리번거렸던 때.
옷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어른들 사이에서 혼자 초등학생이 되어버린 느낌이 들었던 그 때.
그 날 이후로 그곳은 항상 추억 절반, 아쉬움 절반으로 남았던 곳이 되었다.
하지만 그와 그녀는 이제 그곳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