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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곱. 하늘. 2012.08.12

일곱. 하늘.

어느 아파트 단지 안에 놀이터가 있었고,

그 안에는 미끄럼틀이 있었다.

 

그녀와 그는 미끄럼틀의 계단을 올라갔고, 통로에 앉았다.

그는 가끔 여기 누워서 하늘을 본다고 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하늘이 보이나

주변이 아파트단지라 답답했다.

 

그들은 각자의 가방을 베개 삼아 누웠다.

그녀의 가방 속에는 신상 휴대폰이 들어 있었고,

그녀는 혹시라도 그 폰이 어떻게 될까봐, 배긴다고 했다.

 

그가 자신의 가방을 주면서 받치라고 했다.

 

다시 누워서 하늘을 쳐다 보았다.

그러나 다시 쳐다봐도 갑갑했다. 아파트들만 없었어도 .

 

 얼마 후 일어났을 때 그녀는 쑥쓰러워했다. 전화 하나 때문에..

 

그가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고개를 들고 눈을 마주칠 용기가 나지 않은 그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지금 네 표정이 어떤지 알아?"

"어떤데요?"

 "볼 만질 테면 만져라. 이런 표정이야."

 "......................."

 

 

"내려갈까?" 그가 말했다.

"내려가죠." 그녀가 말했다.

 

그 때, 그와 그녀는, 그들의 눈에 비친 하늘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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