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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더 로드<The road> 중 2010.01.23

더 로드<The road> 중

 모든 것이 축축했다. 썩어가고 있었다. 서랍에서 초를 하나 발견했다. 불을 붙일 방법은 없었다. 남자는 초를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는 회색 빛 속으로 걸어나가 우뚝 서서 순간적으로 세상의 절대적 진실을 보았다. 유언 없는 지구의 차갑고 무자비한 회전. 사정없는 어둠. 눈먼 개들처럼 달려가는 태양. 모든 것을 빨아들여 소멸시키는 시커먼 우주. 그리고 쫓겨다니며 몸을 숨긴 여우들처럼 어딘가에서 떨고 있는 두 짐승. 빌려온 시간과 빌려온 세계 그리고 그것을 애달파하는 빌려온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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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31일 밤부터 2010년 1월 1일 새벽까지 읽은 책.
그러나. TV 채널돌리기, 컴퓨터를 하는 바람에 읽는 데 집중하지 못하고 조금 오래 걸린 것 같다.
읽고 나서 검색해보고 알게 된 사실인데,
곧 영화로 나온다고, 감히 성서에 비견된다고,
폐허와 고독, 절망에 대해 잘 그려낸 작품이라고 찬사 받는 작품이라는데,

세상의 끝에서 자신이 제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고 애쓰는 것. 그 노력이 눈물겹다.
세상에는 모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성도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이었고,
나에겐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지키고 싶은 대상이 있는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었다.

읽으면서 안데르센 동화들 중 하나가 문득 생각났는데...두꺼비가 나오는 동화였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많은 두꺼비들 중 단 한 마리가 머릿속에 보석이 있는데 (뭔가 다른, 특별한 존재라는 뜻?)
나중에 죽을 때 머리에서 보석이 나온다..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

로드에서도 아버지는 아이에게 네 눈 안에 '불' 이 있다고. 우리는 '불을 운반하는 사람' 이라 했다.
아이의 눈 속에 있는 불과 두꺼비 머릿 속에 있던 보석이 똑같이, 일종의 귀중한 것이라고 한다면 좀 무리일까?

불. 하니까 문득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스의 불.이 생각났다.

영화 예고편만으로는 제대로 알 수 없으나.
어느 면에서는 원작을 충실히 반영한 것 같기도 하고(화살 날아오는 장면 등)
어떤 장면은 좀 억지스러운(사실 여자(아마도 부인인 듯)는 영화에서 1분도 채 등장하지 않아야 할 텐데.
예고편에 좀 많이 등장하시는 듯. ) 것도 있다.

남자의 환상 속에만 보이고, 실제로 보이는 것은 사진일 뿐인데. 
영화를 만들 때는 영화감독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을 테니까.

본편을 보지 않아서 이렇게 쓰는 게 조금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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