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두번째 작품 - 2008년 11월 12일, 문예창작실기론 시간에 발표했던 시.
Greenbea
2009. 1. 24. 00:47
가을 산사(山寺)
사라지는 것들은 다 거기에 있구나
탁 트인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늘엔 새 한 마리 보이지 않고
저 아래 화려한 그림이 한 폭 펼쳐져 있었다.
물을 받는 동안
화려한 그림이 뿌옇게 변해 버렸다
문득 눈 앞이 흐려져
눈물이 떨어진 곳, 낙엽을 모아서 가려 버리고
그 낙엽이 땅 속으로 내린다.
마시다 남은 물을 버리며 잠시 가만히 있어 본다.
꼬마 가로등은 서서히 빛을 발하고
간간이 들리는
목이 쉰 개가 짖는 소리, 종소리
내일도 날이 밝았다가 어두워질 것이고
개는 짖을 것이고, 종소리도 울릴 것이며
꼬마 가로등은 어두워지면 서서히 빛을 발할 것이다.
그나마 모든 것이 다 사라지지는 않는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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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디언 아라파호족은 11월을 이렇게 부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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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재를 제공해 주신 아버지와,
지난 한 학기 동안 열심히 지도해 주신 교수님께 감사 드린다.
(더불어 유심문학상 수상자 명단에 오르신 것도 축하 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