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잘해요(이기호)

미디어다음 문학속세상 연재글.



#1. 연재당시에 다 못 봤는데 (책보다가 화면으로 보면 집중이 잘 안되는듯)
나중에 다시 들어가 보니 없어져서 (아마 출판되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정말 책으로 묶여서 나왔다)
도서관에서 다른 책을 찾다가 마침 있어서...빌려왔는데 웬걸. 너무 얇다. (인터넷에 연재된 걸로 보면 좀 더 나올 것 같은데. 편집을 하면 이렇게 되나? 아니면 내용이 좀 바뀌었나? ) 맨 뒤를 살짝 봤더니...어라 ? 이거 편집된거네 ? (작가의 말에 보니까...인터넷에 올렸을 때의 분량 중에 절반을 줄였다고 했다)
아마...1부, 2부. 이런 식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내가 기억하는 후반부는 책엔 전혀 나와 있지 않았다.




#2. 시설에서 나와 버린 ‘나(진만)’와 ‘시봉’이 있다. 소설은 진만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그 둘은 시설의 ‘기둥’ 이었다. 시설의 ‘기둥’이자 ‘반장’인 그들의 하루 일과는 기가 막히다.
반장의 임무는 원생들의 죄를 일일이 물어서 나중에 사회복지사들 앞에서 고백을 해야 하는 것이다. 
시설에서 일(포장)하고, 그곳에서 주는 약을 먹고, 고해성사(?)를 한다.
진만과 시봉은 시설의 여러 사람들에게 돌아가면서, 무슨 죄를 지었는지 묻고,
복지사들 앞에서 그 죄를 고해하고 무지하게 얻어 맞는다.
그리고 거짓말로 고해하고 얻어맞은 사실들에 대해선, 맞고 나서 그 사실들을 실행에 옮긴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에, 저지르지도 않고, 맞고, 나중에 행동으로 옮기는...
뭔가 거꾸로 되었다. 어쨌든 간에 그냥 맞기만 하고 반항을 하지 못한다.


시설에 있는 사람들중 유일하게 자신의 죄를 고백(?) 하지 않는 한 사람만 빼고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



#3. 여차저차해서 둘이 시설에서 나와서 시봉의 집으로 가지만, 시봉의 가족도 정상은 아니었다.
시연(시봉의 동생)과 같이 사는 남자는, 직업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뭔가 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는 듯)
맘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시연을 때린다. 그렇지만 시연은 그를 떠나지 못한다. 왜일까....)
그리고 그는 처남들(?)에게 집에만 있지 말고 나가서 일 좀하라고 하고.
그 남자의 말을 듣고서 그 둘은 사과 대행업을 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시봉과 진만 둘이서 대신 사과를 해 주는 것이다.
시설에서 잘못한 것도 없는데, 아니면 남들의 잘못을 다 뒤집어쓰고 맞았듯이.
사회라는 더 큰 곳으로 나와서도, 대신 사과를 해 주는 것이다. (구타만 빠졌을 뿐 그들이 하는 일은 같다)
그렇지만 이들이 ‘대신’ 사과를 해 주는 장면이, 어딘가 어색하고 불편했다. 정말 잘못해서 사과한다기보다는 억지로 하는 것. 그리고, 정말 사과를 해야 할 당사자는 어디로 숨어 버렸는지, 그리고 정말 사과를 해야 할 일은 물밑으로 가라앉아 버리고, 사소한 것들만이 물 위로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 차고 넘치는 죄들, 수 많은 죄인들, 그리고 은근히 죄를 권하는 사회. 본인이 정말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알지만 덮어 버리는 사람들. 진만과 시봉의 시선이 아니었더라면 어쩌면 모르고 지나쳤을 여러 부분들까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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