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6.5

 
    급만남.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 사람은 매번 약속이다 뭐 한다 해서 바쁘다더니 웬일로 시간이 난단다.
잘 있었냐. 공부는 잘 되냐. 요새 무슨 생각을 하냐. 뭘 하고 싶은 거냐.  뭘 하고 싶냐는 물음에, 준비한 것도 없고, 알아본 것도 없는 상태에서 막연히 ** 하고 싶다는 말을 해 봤자일 것 같아서 말을 안 했다.  책에 코를 박고 벽만 보고 지내는 상태에서-이렇게 지내는 동안 유령 아닌 유령이 되어간다는 생각이 수도 없이 들고- 뭔가 다른 말을 하려 해도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화제를 돌려버렸다. 


   후식을 먹을까 말까 하다가 결국 커피집에 들어갔다. 조용해서 방해 받지 않고 대화하기 편했다. 한강 선착장까지 택시를 타고 가면서 내게 투표했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했다고 하니까 아~ 난 귀찮아서 안하려 했는데 그냥 했다고, 이런다. 앞자리에서 기사가 우리 얘기를 듣다가 자기도 뭐라고 한다. 


   도착해서 음료수를 사러 가는 길에 아는 사람을 본 듯도 한데, 너무 빨리 지나쳐서 제대로 못 봤다. 음료에 점자 표기가 되어 있었는데 제대로 읽지 못해서 가벼운 핀잔을 들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걸 어디서 마시지 하다가 자리를 잡고 앉아서 마셨다.  폰으로 음악을 듣다가 일어나서 돌아다니다
댄스 동호회의 공연도 보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 인라인 타는 사람들,  인공 수로, 조명, 분수, 뭔가 있어보이는것..... (이런 게 한강르네상스????) 등. 많다. 다들 더워서 밖에 나와서 시간을 보내는 듯. 그리고 그 사람들 사이를 지나는 그림자 없는 사람들.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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